운전에 관한한 서럽지 않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내가 좋아하는 길 중 하나가 위슬러 가는 길이다. 물론 위슬러를 지나 더 북쪽으로 빙돌아서 다시 밴쿠버로 돌아오는 길은 비록 거리는 600여Km에 불과하지만 참으로 많은 다양한 것을 보여주곤 한다.
많은 사람들이 밴쿠버를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하곤 한다. 모두 여행을 와서 보고 간 것이 인상에 깊게 남은 탓이기도 하지만 무슨 무슨 기관에서 살기 좋은 곳을 선정하면 비록 순위는 오락 가락하지만 꼭 끼는 곳이 밴쿠버다. 정답은 "니들도 와서 살아봐."라고 하고 싶다. 사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라는 어르신들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것이다. 하지만 나도 딱하나 동의하는 것이 있다. Skier들은 살만한 곳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본인은 천성이 게으르고 겁이 많은 관계로 스키를 못탄다.
밴쿠버에서 두어시간 거리에 모두 6개의 스키장이 있다. 스키나 보드 광들은 겨울만 되면 시간 가는줄 모른다. 그중 유명한 것은 단연코 위슬러이다. 그곳이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겠노라고 요즘 열심히 뛰어 다니고 있다.
위슬러 가는 길은 마치 옛날 경춘가도의 일부분을 잘라다 놓은 듯하다. 원래 별명대로 바다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길이다. 바다를 끼고 달리는 듯하다가 보면 어느새 높이 높이 올라가 있다. 이길은 또 한 악명이 높은 길이다. 왕복 이차선길에 바다를 끼고 있는 부분은 몹시 구불구불해서 일년이면 대여섯명의 목숨을 가져간다. 위슬러로 짧게 갈 수있는 유일한 길이기에 원래 교통량이 많기도 하지만 철없는 아해들이 속도경쟁 시합을 하는 경기장으로 가끔 사용되기에 인사사고가 잦은 편이다. 그만큼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한 길이다.
위슬러 가는 길은 4계절이 다 장관이다. 그중 제일 장관은 아무래도 겨울에 눈이 많이 온 후가 될 것이다. 밴쿠버에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그곳은 눈이 펑펑온다. 눈이 아무리 많이 와도 돈쓰러 오는 사람들이 왕래하는 곳이라 열심히 치워 놓는다. 달려도 달려도 끝이 없이 펄쳐지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뚫고 달리는 그 분위기는 달려봐야 맛을 안다.
맑은 날에는 위슬러 갔다가 저녁에 내려올 무렵 석양에 물드는 Howe Sound의 (하우해협) 모습이 참으로 운치가 있다. 이제 그길을 넓힌다고 한다. 올림픽도 올핌픽이지만 더 이상 위험한 길을 그냥 놔둘 수가 없고 그리고 이제는 교통량을 수용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한다. 위슬러를 오가며 느끼던 운치가 자칫 사라질까 은근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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